라라의 야심찬 신년계획 대공개! CAFE LARA Lara's Letter 2022년이다!! (왜 벌써...)⭐ 안녕하세요, 라라다방입니다.🍪🥠 올해부터는 조금더 자유롭게 수다를 떨어보려고 해요. 새해엔 제가 쓴 에세이와 더불어 재밌게 본 책, 영화, 잡지 등을 마음껏 소개할게요.💌 지난 편지들에선 영어 잡지를 번역해 옮겼는데요. 새해에도 잡지와 원서의 일부를 계속 발췌할 테니 영어 공부 함께 계속해요.🤩 그리고 제가 보고 느낀 것들에서 영감을 얻어가시길 바라요. 그럼 오늘 새해 첫 편지에선 저의 (약간 늦은) 연말 회고와 새해 계획을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소설 <연금술사>의 마지막 장면을 원문으로 보여드릴게요. 연말 회고 지난해 큰 결심, OO 지난해 직장을 퇴사했어요. 8년 전 입사했던
잡지사예요. 시골에
계신 할머니가 엄마의 꿈에 나와 “네 딸은 합격이다!”라는
예지몽을 선사하셨을 때, (그때 저는 동시에 시험을 치르는 중이었던 연O뉴스를 뜻하는 줄 알았는데 말이죠?) 뜻밖에도 잡지 에디터 합격 전화를 받았어요. 기뻐서 수화기에 대고 소리를 질렀죠. 재밌는 일을 하고 싶었거든요. 눈 쌓인 광화문 언덕을 오르던 첫 출근길이 기억나요. 잡지에 실린 바이라인을 뿌듯하게 쓸어내리던 시간, 회사 근처에서 호호 불어먹던 천 원짜리 야채호떡, 동기들과의 제주 여행에서 먹었던 뼈만 남은 망고도 떠오르네요. 많은 일이 있었죠. 평생의 짝꿍을 만난 곳도 회사, 150명 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기사 쓴 곳도 회사. 코로나가 터지기 바로 2주 전엔 미국 라스베가스 출장도 다녀왔는데... 많은 사람들에게서 많은 걸 배웠어요. 지금까진 회사의 안전한 보호막 덕분에, 걸어나갈 길들을 스스로 만들지 않아도 괜찮았어요. 이젠 주어진 일만을 수행하는 게 아니라, 제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인생으로 독립하려고요. 당장은 조금 덜 벌어도, 저답게 살고 싶어요. (물론 백만장자💰의 꿈은 아직 유효합니다.) 그러니 새해엔 심장💗이 바운스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려고요. 그러려면 잠시 SNS는 꺼두고, 용기를 꺼내봐야겠어요. 프리랜서 시작💰 새로운 매체와의 작업
지난해 5월부턴 프리랜서로서 새로운 일들을 시작했어요. 이전 회사와도 일을 시작했고, 새로운 매체들과도 작업할 기회를 얻었어요. (선배, 에디터님들, 감사합니다.💖) 브랜드
인터뷰 정리, 브랜드와 트렌드 분석 콘텐츠, 트렌드북&트렌드 뉴스레터 쓰기 등, 제가 좋아하는 일들이에요. 특히 코로나 이후 푸드 트렌드의 변화를 분석하는 콘텐츠는 처음 다룬 주제여서 까다로웠어요. 교수의 논문에서 적합한 통계와 그래프를 뽑아내야 했는데요. 혹시라도 숫자가 틀릴까봐 열 번은 다시 확인했던 것 같아요.😬 전전긍긍 걱정하며 정리한 기사였지만, 다행히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아서 뿌듯했어요. 새로운 곳들과 일을 시작하면서 저에 관해 다시금 깨달은 게 있어요. 저는 성취감이 충족돼야 일하는 원동력을 얻게 되더라고요. 계속 한자리에 머무르는 정체된 느낌을 견디기 어려워 하고요.
어쨌든 2021년 하반기에는 손가락 빨지 않고 디지털 노마드가 되어 집과 여행지에서 일을 해보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어요. 1월에도 맡은 일 잘 해보고 싶어요! 새해에는 좀 더 많은 일들을 해보고 싶고요. 돈도 벌고, 그리고 제가 언제나 막연하게 생각했던, 나에게도 남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을. 지금까진 직장에 다니면서 제 자신에게 박했던 것 같아요. 그저 한껏 쥐어짜내기 좋은 착취의 대상이었을 뿐. 제대로 된 칭찬을 해준 적도 없었어요. 그러면 발전할 수 없다는 생각에… 돌이켜보니 나 자신을 괴롭힌다고 해서 일이 잘 풀리는 것도 아니었어요. 괴로움과 성장은 반드시 비례하진 않는다는 걸 알았고요. 뭐든 성실히 열심히 해온 저를, 새해엔 독려해줄 거예요. 착취의 대상이 아니라, 평생 함께 모시고 살아갈 소중한 Q.U.E.E.N👑으로! “너 지금 소설 쓰냐?” “어... 으응” 단편
소설 쓰기
고등학생 때 썼던 일기를 들춰보면 이렇게 쓰여 있어요. “하루 종일 책 읽고 싶다…글 쓰고 싶다… 문제집만 푸는 시간이 아깝다. 아무래도 나는 천재적인 예술가인 것 같은데!!” 스스로 천재라 믿으며 혼란스러워 하던
제게 진로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죠.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교 국문과 들어가서 쓰면 돼.” 그 말을 들은 저는 국문과엔 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수능을 치르고 나선, 좁은 교실 안에서 억눌렸던 세상을 향한 관심이 폭발하면서 정치외교학을
선택했어요. 경제학(알고 보니 수학이었다...)을 복수전공하면서 사회과학도의 길을 걸어가는 듯했죠. 그래서 제가
소설과 문학을 좋아하고 그 속에서 위로받았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어요. 대학생 때는
가난했고, 직장인이 되어선 마음의 여유가 없어요. 직장은 사회로 진출하는 입장권이었고, 저는 세상이 인정해주는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요.
퇴사하고 나니 잊고 지냈던 소설을 향한 마음이 다시 피어오르더라고요. 지난해 소설가 선생님의 합평 수업을 등록했어요.
처음엔 A4용지 1장 반짜리 소설 구성을 짜서, 석 달 뒤엔 원고지 70매 분량의 소설로 발전시켜 보았어요. 그래서 지금
제게는 투박하고도 소중한 첫 단편이 하나 있어요. 글쓰기는 어렵지만, 아직까지는 밤을 잊고 할 만큼
신기한 일이에요. 어쩌면 소설을 통해, 저는 여기
이렇게 살아있다는 걸 세상에 알리고 싶었나봐요! 좋아하는 것만 좋아하면 내 세계는 쪼그라든다 봉산탈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해요.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하지만 저는 저와 안 맞고 못 하는 것을 하다가 좋아하게 되는 그 기분을 재밌어해요. 좋아하는 것만 하다보면 내 세계는 거기에만 머무르게 되고, 확장되지 못하잖아요. 전혀
관심 없거나 싫어했던 것들을 좋아하게 되는 것만큼 재밌는 일이 어디 있겠어요? 지난해 제게는 그런 것이 하나 있었어요. 그건 바로...!
여태껏 살면서
단 한 번도 탈춤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어요. 예전에 고등학생 때 우리반에 ‘취발이’(술 취한 중, 탈춤의 주요 인물 가운데 하나)를 흉내내던 여자애가 있었는데요.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해요. 그러니까 그 정도예요. 탈춤에는 1도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예요. 봉산탈춤을
배운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였어요. 매학기 한국예술종합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예술 강의를 여는데요. 마침 제가 가능한 시간대의 수업이 딱 그거 하나 뿐이였어요.😬 탈춤이라니... 그냥 운동이나 하자, 이런 마음으로 수강 신청을 했어요. 어디 가서 얘기하기도 왠지 부끄러운 거예요! (이 마음 뭔지 아시나요...? 왜지? 왜 부끄럽지?) 게다가 코로나 때문에
처음에는 비대면 수업, 줌으로 진행됐어요. 한 명씩 일어나서
컴퓨터 앞에서 춤을 춰야 했는데요. 줌 앞에서 외롭게 탈춤을 추는 저를
바라보며 선생님이 날카로운 피드백도 주셨죠. “라라씨, 팔이
다 틀렸어요.” “자연스럽지가 않아요.” “아직은 우스꽝스럽지만 그래도 애썼습니다.” 그때마다 찾아오던 현타… 나
지금 뭐하는 거야? 그란데 말입니다. 종강에 다다를 무렵엔 재밌더라고요? 심지어 우리 문화를 향한 사랑까지도 샘솟았어요. 우리 산과 바다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닮은 춤사위...💖 얼마나 신나고 아름다운지 몰라요. 진짜 그 흥겨움을 모두가 알아야 하는데... 종강날 폰으로 찍은 영상을 가족에게만 공개했는데요. 그랬더니 엄마 왈, "너도 참.... 대단하다." (GREAT이라는 뜻이겠죠 어머니...?) 새해
봄에도 다시 배워보려고요. 관심있는 분들은 한국예술종합학교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세요! 코로나로 만나지 못했던 분들에게, 모두모두 안녕을 기원해요. 불안하고 피로하고 외로운 날들을 친구 삼아, 우리 더욱더 강해져요! ![]() 💡 [알림] 반짝이는 새해 계획을 들려주세요 새해에 저는 아침 7시에 일어나, 아침 일기를 쓰기로 했어요. 아래 버튼을 눌러 이름(별명)과 새해 약속을 남겨주시면, 다음호 라라다방에 실을게요💌 여기에 쓰면 소원이 이뤄진대요! (방금 제가 정했습니다!) ![]() Weekly Movie <드라이브 마이 카> 하마구치 류스케 새해에 무려 3시간짜리 영화를 보았습니다. 이 영화에는 연극을 준비하는 배우들이 나와요. 배우들은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수어로도 대사를 읊어요. 3시간이 흐른 뒤, 말로는 온전히 전할 수 없는 무언가를 전달받은 기분이었어요. 이 감독의 5시간 반짜리 영화 <해피 아워>를 볼 엄두도 생겼어요. ![]() Weekly Taste 김치찜&위스키 새해에 남편이 친정에 와서 김치찜을 했어요. 제겐 조금 짰지만(...) 고기도 보들보들. 게다가 아빠가 진짜 맛있게 드셔서 괜히 제 어깨가 으쓱했어요!💁♀️ 아니 그런데 너무 맛있게 먹다보니 사진이 없네요? 새해 귀밝이술, 위스키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알쓰인 제게도 달달했던 로얄 살루트 21년산. 와우. '살루트!(건배!)'를 몇번이고 외쳤죠! Reading Epic 우리 💡 오늘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The Alchemist)의 마지막 장면을 가져왔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연금술사는 양치기 소년이 꿈에서 본 이미지를 좇아 '자아의 신화'를 발견해나가는 이야기죠. 새해엔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자아의 신화가 일어나길 바라며, 이번호 라라다방은 여기서 마칠게요.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그들 중 한 사람에게 말했다. “그애를 보내줘.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어. 걔는 아마도 이 금을 훔쳤을 거야.” The
man who appeared to be the leader of the group spoke to one of the others:
“Leave him. He doesn’t have anything else. He must have stolen this gold.”
소년은 모래 위로
내팽개쳐졌다. 리더는 그를 흔들며 말했다. “우리는 떠난다.”
The
boy fell to the sand, nearly unconscious. The leader shook him and said, “We’re
leaving.”
하지만
그들이 떠나기 전에, 리더는 소년에게 다가와 말했다. “너는
죽지 않을 거야. 살 거야. 그리고 너는 남자가 이렇게 멍청해선
안 된다는 걸 배우게 되겠지. 2년 전, 바로 여기 이 자리에서, 나도 너처럼 똑같이 반복되는 꿈을 꿨어. 목동들과 양들이 잠자는
폐허가 된 교회를 찾아, 스페인의 들판을 건너 여행해야만 한다는 꿈이었지. 꿈에선 교회의 폐허더미 속에 묻힌 성구실을 뚫고 자라는 단풍나무가 보였어. 그때 이런 말을 들었어. 만약에 단풍나무의 썩은 부분을 파내려가면, 그곳에서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게 될 거라고. 하지만 나는 그런 꿈 때문에 사막 전체를 건널 만큼 바보가 아니야." But
before they left, he came back to the boy and said, “You’re not going to die.
You’ll live, and you’ll learn that a man shouldn’t be so stupid. Two years ago,
right here on this spot, I had a recurrent dream, too. I dreamed that I should
travel to the fields of Spain and look for a ruined church where shepherds and
their sheep slept. In my dream, there was a sycamore growing out of the ruins
of the sacristy, and I was told that, if I dug at the rots of the sycamore, I
would find a hidden treasure. But I’m not so stupid as to cross an entire
desert just because of a recurrent dream.”
그리고
그들은 사라졌다.
And they disappeared.
소년은 휘청거리며
일어나 피라미드를 한 번 더 바라보았다. 피라미드는 마치 그를 향해 비웃는 것만 같았다. 소년도 웃음으로 화답했다. 심장이 기쁨으로 터질 것 같았다.
The boy stood up shakily, and looked once more at the Pyramids. They
seemed to laugh at him, and he laughed back, his
heart bursting with joy.
그가 찾던 보물이
어디에 묻혀 있는지 이제 알았기 때문이다.
Because now he knew where his treasure was. 라라다방 19호에서 만나요.🙉 😺 친구와 함께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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